러시아에 온 날은 갑자기 늦어진 시간 때문에(시차땜에, 6시간...)밤도 아닌 저녁에(한국은 밤 열두시. ㅎㅎ) 졸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다음날은 남편이 두달동안 속옷 안 빨았던 걸 빨려고(빨래를 못해서 계속 샀다나...) 세탁기에 있는 글씨를 입력해서 번역하고 구글에서 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찾아서 해석하느라고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때는 문서를 사진으로 스캔해서 러시아어를 텍스트로 읽는 기능이 있는지 몰라서 'Text scanner'라는 어플을 따로 사용했었는데 핸드폰 용량이 부족해서 얼마 전에 없애버렸다. 장보러 가면 모르는 단어들 뿐이라 항상 번역기에 입력하는 게 번거로웠는데 카메라로 읽어서 스캔해서 번역하는 기능이 있더라!!! 완전 신세계였다. 그래도 글자가 잘 읽혀야 좋은거지 둥그런 모양의 통에 붙은 글자를 카메라로 읽으면 기울어져있는 경우가 많아서 잘 못 읽으니까 수평을 잘 맞춰서 읽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어쨌든 그 기능으로 큰 마트에서 5시간 동안을 여러 번 헤매면서 어느 곳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길거리에 있는 안내문을 스캔하여 번역하는 과정 (가로로 보세요.)
기차(일렉뜨리찌까) 타는 곳을 몰라 헤맬 때 도와주시는 친절한 분들 덕분에 집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는데, 그 때는 음성 입력 기능을 사용하면 좋지만 너무 길게 말하면 핸드폰이 읽다가 마는 경우도 많고 무슨 오류인지 입력은 안되면서도 마이크가 계속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입력이 된 게 맞는지 확인하도록 한 다음에 수정할 수 있도록 러시아어 자판을 띄운 다음에 핸드폰을 내밀면 자판을 쳐서 하고 싶은 말을 입력하기도 한다.
러시아어를 들을 줄은 모르지만 번역기를 통하면 문자는 보낼 수 있으니까 영어나 러시아어로 작문을 해서 메세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어를 바로 러시아어로 번역하면 못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번역이 잘 안되기 때문인데 이건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는 꼭 주어가 있어야 하는 언어지만 한국어는 주어 없이 사용할 때도 많은 언어라 입력언어는 한국어, 출력언어는 영어로 해 놓고 한 번 문장을 만든 다음에 출력 문장을 복사하고 입출력 언어를 서로 바꾼 다음에 복사한 문장을 붙여서 한국어로 잘 나오는지 봐야한다. 이상하면 영어 문장을 고쳐야지. 그리고나서 러시아어로 번역하려면 입력 언어는 영어, 출력 언어는 러시아어로 한 다음에 나온 러시아어 문장을 다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확인한 다음에 이번에는 다시 출력언어를 한국어로 바꿔서 이상이 없어 보이면 메세지로 보낸다. 그렇게 해도 йти와 ехать가 구별이 안돼서 그냥 보낼 때도 있다.
구글 번역기에는 좋은 점이 또 있다. 써서 입력하는 게 되기도 하고 입력하는 단계를 지나서 확인까지 한 건 입력창 아래에 남아서 나중에 찾아볼 수도 있다는 거다. 그리고 언어 파일을 받아놓으면 오프라인일 때도 입력이 된 글자는 번역이 된다. 인터넷이 안되면 카메라 입력, 음성입력 이런 거 안되고, 붙여넣기는 되니까 혹 메모장에 있던 걸 복사해서 붙여넣는 건 된다.
구글 번역기에서 설정을 적당히 하면 인터넷 창에서 모르는 단어를 선택하면 바로 오른쪽에서 구글 번역기 아이콘이 튀어나와서 탭하면 번역기앱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해석을 할 수 있다. 대신 목록에 남지는 않는다.
쉐도잉할 때 속도를 0.25 로 해도 안 들리는 부분이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구글 번역기에 입력해서 소리를 들으며 여러 번 연습한 다음에 다시 영상을 틀면 잘 될 때가 많다. 번역기에서도 소리의 속도를 3단계로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혹시 소리는 아는데 철자를 모르는 글자가 있으면 대충 비슷하게 철자를 입력하면 '이 단어를 찾으셨나요?' 라면서 단어를 추천해준다. 그러면 내가 찾고자 했던 단어를 올바르게 찾을 때가 많다. 때로는 그 단어가 들어간 다른 문구도 같이 나와서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될 때도 있다.
파파고 번역기는 좀 더 자연스러운 번역이 가능하다는 장점만 있고 음성입력도 안돼, 카메라 입력도 안돼, 남지도 않아서 나중에 찾아볼 수가 없어, 소리 출력도 안돼, 그래서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은 구글 번역기 쓰고 좀 더 자연스러운 해석을 알고 싶을 때만 파파고 번역기를 쓴다.
영어에 대해서 말한다면 구글 번역기는 카메라(가운데에 열십자 모양이 있다.)로 스캔하려고 하면 스캔도 안했는데 번역된 글자가 보인다. 그래도 번역된 글자를 보고 우리가 판단을 해서 해석을 다시 해야하긴 한다. 처음에 그런 기능이 있는 걸 알았을 때, 스캔하여 입력하는 기능이 있는 걸 알았을 때 만큼이나 놀랐다.
아샨 고객 센터에서 환불할 때 번역기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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