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서는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니까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프로그램은 신청하지 않았다. 오전이나 오후에 잠깐 다녀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만 골랐다. 그러다보니 식사하거나 춤을 보거나 3시간 코스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고, 그 중에서 터키식 식사를 하는 것, 춤 추는 것은 보는 것을 골랐다. 버스투어가 있길래 버스투어도 신청했다. 하루짜리와 이틀짜리가 있는데 2만원 밖에 차이가 안 나서 이틀짜리로 선택했다.
터키식 식사를 하는 것은 솔직히 좀 실망이었다. 지불한 금액에 비해 이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 내용중에 '물담배'도 있었는데 그건 없고, 터키식 식사라니까 바닥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그런가보다 했다. 식사 내용은 때마다 다르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예매키'라고 하는 주식이 나왔는데 쌀과 당근 닭고기가 섞인 주식과 '오크라'라고 하는, 생긴 건 세로로 주름이 난 고추같이 생긴 야채를 볶은 것이다. 요구르트와 야채를 조금 섞은 소스 두가지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예매키에 덜어서 같이 먹는 것이었다. 잎에 쌀을 싸서 돌돌 말아 내놓은 것도 있었는데 '사르마'라고 한단다. 먹어보면 쌀이 좀 덜 익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크루즈에서도 똑같은 것이 나왔었는데 같은 느낌이었다. 쨌든 나같이, 대충 먹을만하면 그냥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터키에서는 빵을 '애키매키'라고 하는 모양이었는데 그것도 같이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그것도 놀이감이 되어서 그 빵에 구멍 두 개를 뚫어놓고 가면을 만들어놨더라... 그 식사가 끝난 다음에는 쿠키와 홍차가 나왔다. 쿠키는 '쿠라비에'라고 한다고 했고 홍차는 터키의 국화인 튤립 모양의 컵에 나왔다. 내가 터키에서 뭔가를 산다면 이런 컵을 샀을 것이다. 사비아괵첸 공항에 가서 페가수스 항공사 앞에서 잠깐 쉬었었는데, 그 곳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 저럼한 게 많았는데 45리라 정도면 싼티가 날 수도 있는(그러나 나는 그런 걸 잘 구별하지 못한다) 화려한 컵이 좀 있었다. 짐 여유만 있었으면 사왔을 듯...
식사가 끝난 다음에는 근처 까페에 가서 후식을 먹고 귀가했다. 가이드도 식사가 짧게 끝나서 죄송하다고 했다.
춤추는 프로그램은 두가지가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하나는 힌 옷을 입은 남자가 나오는 것이어서 그거 고를까하다 남편이 여자가 나오는게 좋다고 해서였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데 하여튼 그렇게 고민하다가 골랐다. 춤추다가 여자들이 마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춤추다가 낼 것 같은 높은 소리를 내서 깜짝 놀랐는데 딸은 그 부분이 좋아서 또 보고 싶다고 하더라. 춤도 화려하고 멋졌다. 공연장에 가면 티켓을 끊은 다음 사람들이 티켓 끊은 공간에 그냥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되면 커튼을 걷고 입장하라고 한다. 나중에 보니까 우리가 들어왔던 문으로 무용수들이 입장하기도 하더라. 티켓을 끊고 기다리는 공간에 흰 옷을 입은 남자 무용수(아마 Dervist인 듯하다)를 큰 인형으로 만들어서 세워뒀었는데 신과 교감하기 위해서 춤을 춘다는 내용인 것 같았다. 그랜드 바자르에서도 진짜 사람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 놓은 인형이 있었는데 이 무용수 인형도 그랬다.
버스투어는...돌아다니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이것도 비추다. 그냥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택시타고 다녀오는 게 낫겠다 싶다. 안탈리아에서는 호텔직원들이나 박물관 직원들이 친절하게 택시를 잡아줘서 미터기 요금을 내고 다녔는데 이스탄불은 택시 이용을 안해봐서 어떤지 모르겠다. 남편은 위폐를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안탈리아 은행에서 바꾼 거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아마 택시타고 갈라타탑 다녀올 때 택시기사가 준 거스름돈인 것 같다고 한다. 위폐에 'invalid' 라고 적혀있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하여간 성인 2명에 아이 두 명을 끊으면 아이 한명 무료라는 설명이 호텔에 비치되었던 'Big bus'설명서에 있었는데 어디서 끊으면 이렇게 되는지를 물어봤어야 하는데 못 물어봤다. 나는 (아마도 미리 끊고 가서???) 네명분을 다 냄...잘은 모르지만 현장에서 끊으면 그 설명서를 보여주면서 끊을 수 있을테니 할인된 가격으로 가능할 듯하다. 이틀권을 끊으면 무슨 주차장이나 보트 투어도 된다는데(설명서 보고 알게 된 내용) 그것도 못 물어봤다.
여덟개의 언어로 안내를 해준다는데 그나마 아는 건 영어뿐이라 영어를 선택했으나 소리를 제일 크게 해도 잘 안 들린다. 아마 다음 정차할 곳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정차 위치에 도착하면 안내해주는 내용이었을 것 같지만 안들려서...한국어로 안내를 해도 띄엄띄엄 들렸을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내 위치는 핸드폰을 켜고 지도와 비교하면서 파악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어폰은 무료로 하나씩 주는데 아마도 처음 탑승할 때만 주는 것 같다.
이층 버스라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층 지붕은 포장마차를 덮은 재질로 덮여 있어서 사실 '헐~'했다. 처음에는 하필이면 비가 올 때 이층을 탔는데 한쪽으로 비가 새서 의자 하나가 다 젖어 있더라. 두번째에는 일층을 탔는데 이층을 탔을 때는 보이지 않던 정류장 표시가 보이더라. 내렸다 탔다 할 사람은 일층에 타는 게 나을 것 같다. 이층 지붕은 아마도 날씨가 좋을 때는 열리는 것 같은 장치가 있다.
설명서에 각 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적혀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그 시간들보다 8~10분 정도 빨리 도착했다.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하니까 내린 시간과 설명서에 적힌 시간을 잘 비교해서 기다리고 있어야 30~60분을 허비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탁심광장에 내렸다가 탈 때도 시간을 계산해서 갔는데 저 앞에 서 있는데 가면 어쩌나..하면서 거의 다 와가는데 출발하길래 급한 마음에 버스 뒷부분을 두드렸는데 다행히 세워주셔서 잘 이용했다. 두번째 탈 때부터는 영수증처럼 생긴 종이를 보여주고 터기만 하면 됐다. 굳이 자세하게 검사하지도 않더라. 이스탄불 교통체증이 장난이 아닌지 호텔직원도 공항가는 차를 5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1시간 정도를 더 여유를 두라고 하기에 그렇게 했다. 버스 투어 후기 중에도 교통체증때문에 괜히 탔다는 내용이 있었다.
호텔 직원은 크루즈를 타고 싶을 때 말하면 예약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남편은 춤추는 걸 보고 와서는 밸리댄스를 꼭 보고 싶다면서 춤추는 사람이 나오는 크루즈를 예약했다. 터키가 밸리댄스 본고장도 아니고...굳이 왜 여기서 보겠다는 건지... 크루즈를 탄 곳은 Bic bus 빨간 루트에서 '항구'라고 되어 있는 곳이었다. 돌나바흐체 궁전 바로 전 정류장이다. 호텔에서 셔틀버스로 픽업해서 데려다 줬다가 숙소에 갈 때는 '이쯤에서 내가 타고 갈 차를 찾아봐야지'라는 생각을 할 때 쯤 어떤 사람이 호텔 이름을 물어보고 타고 갈 차를 가르쳐준다. 그러면 그 차에서 사람이 나와서 우리를 차에 태워줬다.
저녁 7시 반에 호텔에서 픽업해서 크루즈에 타고 미리 세팅되어 있는 샐러드 같은 것을 먹은 게 8시쯤이었던 것 같다. 사진사 두명(?)이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다음에 인쇄해서 맘에 드는 사진만 골라서 구입할 수 있었는데 똥눈인 내가 봐도 다 예쁘게 찍혀서 남편은 모두 구입했다. 한장에 얼마인지 남편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옆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니 10리라였던 것 같은데...
저녁 메뉴는 미트볼, 치킨, 생선 중에 신청을 받아서 9시 넘어서 가져다 줬고 9시 40분쯤 공연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앉은 자리는 무대에서 좀 떨어져 있었는데 옆에 모니터가 있어서 그걸로 봤다. '실물이 훨씬 낫다'라는 말이 그 전에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 말을 이번에 이해했다. 모니터가 작고 화질도 별로인데다가 실물이 반은 보여서 그랬을 것 같다. 우리는 창문쪽에 앉아 있었는데 창문 턱에 걸터앉아서 봐도 볼만했다. 그래도 키가 120이 안되는 딸은 그렇게 보는 것도 불편한지 그냥 내려갔다. 통로에 앉아서 가까이에서 보려고 했는데, 통로에 사람이 많이 다녀서 그것도 어려웠다. 그 댄스보다도 우리 옆테이블에 있는 부부가 더 재미있었는데 두 분 다 흥이 많아서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더라. 춤이 마무리 된 뒤에는 브루스 타임도 있고 신나는 댄스타임도 있었는데 누가 뭐라고 안해도 음악에 따라 사람들이 등장과 퇴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나오는 사람만 나오고 반 이상은 그냥 앉아있더라. 나중에 보니 음료는 계속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는데 남편이 그 얘길 안해줘서 몇 잔 더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애들이 목마르다고 안하니까 더 먹을 생각을 안해보기도 했다.
하루에 8가지 명소를 둘러보는 투어도 있었는데 가까운데에 있는 게 많아서 신청해도 될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님 남편만이라도... 애들 데리고 갈거면 유모차나 웨건같은 걸 가지고 가서 태우고 다녀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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