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scanner로 예약하곤 했는데...
러시아에 있을 때 유럽 여행을 하자 해서 남편이 어디어디 갈거니까 알아보라고 하면 그 지역의 유명한 관광지 검색, 그 일정에 맞는 숙소와 여행 프로그램과 항공편 검색을 다 끝낸 후 예약에 들어가곤 했다. 항공편은 Skyscanner로 들어가서 시간과 금액이 적당한 것을 고르고 예약을 했다. 2년동안 그렇게 잘 이용을 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비행기를 구하기도 힘든데, 자주 취소가 되면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특별기가 6월 중순까지 한 달에 2번 정도는 있었다. 남편은 사정이 있어서 먼저 러시아를 떠났고, 나는 아이들 수업 일정을 생각해서(웬만하면 영어교육을 더 받고 싶어서) 되도록 늦게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6월 중순에 떠난 비행기에 90여명이 탑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6월 말 특별기는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비행기편을 알아보았다. 마침 저렴한 가격에 이스탄불을 거쳐가는 터키항공의 비행기가 있어서 이제까지 했던 대로 Skyscanner를 이용해서 예약을 했다. 사실은 그냥 생각없이 가장 저렴한 비행기표를 예약하려고 이제까지 그렇게 하긴 했는데, 그것때문에 이번에 한참 힘들 줄은 몰랐다.
비행기표가 취소되었다
출발하기 보름쯤 전에 예약했던 그 항공편이 취소가 되었다는 문자가 온거다. 그게 토요일이라서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했다. 비행기표가 취소가 된 것이 처음이라서 그러기도 하고, 전화를 하라는데 나는 러시아어를 못하니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그것도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알아보니 모스크바 시내에 터키항공사 사무실이 있다고 하니 일단 가보고 거기서 해결이 안되면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월요일에 가본 항공사 사무실은 닫혀있었다. 코로나때문에 근무를 안하는 사무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니 콜센터로 전화해서 곧바로 해결해 주었다. 결론은 여행사를 통하여 예약했으니 여행사에 문의를 해야지 항공사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skyscanner를 통해서 예약을 했던 나는 내가 예약한 여행사가 어딘지도 몰랐다. 당황하며 집에 와서 찾아보니 Travelgenio였고(확인 메일에 있었다. 당황했으니 집까지 가서야 정신차리고 찾아보니 있던 거다. ㅎㅎ), 또 검색을 하고나서야 이 여행사가 연락이 어렵기로 악명높은 회사라는 걸 알게 되었다.
여행사에 연락하기 힘들어...
검색으로 찾은 메일로 여러차례 보내도 읽지도 않있다. 아마 이번에 나 같이 갑자기 취소되는 항공편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여행사 리뷰 사이트에 불만을 제기하면 답장은 금방 오는 편인데, 결국 읽지도 않을 메일로 그 내용을 다시 보내라는 내용뿐이었다. 혹시나 하고 다시 보내봤는데 역시나였고, 아직도 안 읽고 있다. ㅎㅎ. 블로그 등에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작년에 6개월만에 환불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어 지금부터 시작하면 언제나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도 했다. 연락이 끝내 안될 경우에 증거자료를 모아 4~6달 사이에 신용카드 차지백(알고보니 환불)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는 글을 보고 어떻게 할까 방법을 찾던 중에 다행히 러시아 스베르방크 은행앱의 채팅창을 통해서 신청을 할 수 있었다. (러시아를 곧 떠날 예정이라 좀 급하기도 했다. 무슨 서류를 내야 한다면 여하튼 러시아에 있을 때 처리를 해야 하니까. '워낙 연락이 힘든 여행사이고 알다시피 지금은 워낙 비행기 취소편도 많아서 언제 마무리가 될지 모르니 미리 환불신청을 한다'라는 이유를 달아서...)
비행기는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해야겠어.
그 다음부터는 skyscanner로 비행기 일정을 검색한 다음에 그 항공사 홈페이지로 가서 예약을 했다. 그것도 취소가 되었고, 처음 안내할 때는 최장 30일이 걸린다고 했는데, 일주일 안에 환불이 되었다. 그래서 다른 비행기편을 알아보니 이번에도 터키 항공편이 있는 거다. 그래서 어차피 Travelgenio가 내 메일을 읽지도 않았으니 잘됐다 싶어서 일정을 바꾸려고 한국에서 개통해 간 인터넷 전화로 스페인으로 전화를 시도했는데...다른 블로그에서 50분만에 통화가 되었다는 내용을 기억하고 그 때까지 기다렸는데 통화가 안 되었다. 통화도 영 안되겠다 싶어서 역시 항공사 홈페이에서 직접 예약을 했는데, 그것도 결국 취소되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환불 신청을 했는데, 그건 이틀만에 환불이 되었다.
전세계 Travelgenio 전화번호를 찾아냄.
이제 처음 예약한 그것만 해결이 되면 되는데...은행에서 신분증을 가져오라는 연락이 왔다. 다른 지인에게 문의하니 그 날 연락이 안되는 증거를 가져가면 될 거라고 해서 그것을 영어와 러시아어로 작성을 해서 이틀만에 은행에 제출했다 (아직 발권 안했지만 대한항공 특별기 운행 일주일 전). 처음 스페인으로 전화를 시도한 이후에 viber라는 앱을 이용해서 국제전화를 했으나 10여분만에 끊긴 사진까지 캡쳐했다.
불만 사이트 중에 컴플레인트 보드 https://www.complaintsboard.com/travelgenio-b119354 로 들어가면 전 세계에 있는 Travelgenio의 콜센터가 있다.
Customer Service
+34 911 160 765 (Spain & International)
+1 646 568 7507 (United States)
+1 613 699 1162 (Canada)
+44 870 099 0971 (United Kingdom)
+353 818 274 072 (Ireland)
+61 388 205 378 (Australia)
+64 99 853 516 (New Zealand)
+43 123 046 1113 (Austria)
+32 70 354 719 (Belgium)
+45 78 791 031 (Denmark)
+358 20 020 302 (Finland)
+33 821 610 761 (France)
+49 699 675 9148 (Germany)
+30 211 198 3786 (Greece)
+39 282 951 839 (Italy)
+31 208 082 817 (Netherlands)
+47 23 960 885 (Norway)
+351 707 501 997 (Portugal)
+34 902 909 981 (Spain)
+46 844 683 618 (Sweden)
+41 315 280 581 (Switzerland)
+91 117 127 9057 (India)
+81 345 894 815 (Japan)
+65 31 581 467 (Singapore)
+54 115 984 2113 (Argentina)
+55 614 042 1065 (Brazil)
+52 155 4162 2959 (Mexico)
Viber앱으로 통화시도
그래서 시차를 조사해서 통화가 가능한 지역으로 통화를 무수히 많이 시도했다. 영어로 해주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Viber앱의 요금제 중 5.99USD에 무제한인 요금으로 선택해서 이용했는데, 상담원과 통화하려고 10분 정도 대기하고 있으면 그냥 끊기기도 하고 위의 전화번호 중에 안되는 것도 있는 게 흠이긴 하다. (사실 Viber와 메일로 연락해서 무제한 요금을 일반요금으로 바꿔서 연락해봤는데 그래도 통화가 안되는 전화번호는 안되더라. 무제한 요금제의 결점은 아니었던 것이다.)
뉴질랜드로 전화 시도
러시아에 있을 때는 계속 전화를 시도해보는 게 다였고 은행에서는 처리해준다는 날짜까지 기다렸지만 날짜를 2차례 미루더니 급기야는 전화를 하라고 한다. 그래서 러시아의 그 지인에게 부탁을 함과 동시에 뉴질랜드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 있을 때는 시차가 너무 커서 시도를 못했었는데, 한국으로 오니 시차가 적고, 아무래도 뉴질랜드가 비교적 코로나 청정지역이다보니 여기는 직원들이 근무를 할 거라는 생각에 전화를 하기 시작한 거다. 그게 8월 10일부터군. 다른 전화번호로는 7월 9일부터 전화한 내역이 뜬다.
직원과 통화가 되다
우리보다 3시간 빠르다고 하니 새벽 6시부터 전화를 해도 되지만...여러 차례 전화를 해 본 결과 12시에서 14시 사이에 직원과 비교적 통화가 잘 되었다. 어떤 때는 16시에도 통화가 되었다.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한국시간으로 19시에 전화하면 통화가 될거라고 해서 그 시간에 전화했는데 통화가 안돼서 그냥 연결된 직원을 통해서 해결을 하려고 했다.
통화가 되니 직원이 은행 얘기를 하면서 '8월 10일에 이미 너에게 메일을 보냈다'라는 것이다. 8월 17일에 처음 통화가 돼서 어버버하다가 끊기고서는 일단 통화가 되었다는 기쁜 마음에 그 다음날도 전화를 했더니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메일의 내용은 '연락을 계속 할수록 작업량이 많아지니까 다시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은행을 통해서 분쟁 신청한 것을 취소하면 즉시 돌려주겠다'는 내용이었고 그날로 은행 앱을 통해서 환불 신청한 것을 취소했다.
또 통화를 해서 취소한 내용을 얘기했더니 그 내용을 답장으로 보내라고 해서 메일로 보냈다. 답장을 보내자마자 읽어 놀랐다.(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냥 자동으로 읽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 다시 전화했을 때 따로 내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고는 이런 내용이 아니라고 얘기를 했겠지) 그리고 다시 전화했더니 증거자료를 보내라고 해서 증거를 보냈다. 그게 8월 21일.
그리고는 전화를 다시 했는데 통화가 잘 안되었던가보다. 8월 25일에 전화를 했더니 이번에는 그 전과 달리 증거자료를 보낸 이메일을 확인하지도 않고, 그 주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환불이 될거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지난 두 번의 환불처럼 금방 안되는 거다. 8월 29일에 '은행으로 돈을 보냈다'라는 메일은 왔다. 메일이 왔다는 사실도 모르다가 말해준 날짜에 입금이 안되어서 9월 초에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서 알아낸 거다. 그 날짜에 환불이 된다는 게 아니라 여행사에서 내 돈을 보내줄거라고 얘기한 거였던가보다.
환불 완료
이 결제는 러시아 돈이 들어있는 카드를 통해서 한화로 결제를 한 것이라 입금이 늦나보다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은행앱 채팅으로 확인을 하니 30일간 기다려보라고 해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랬더니 9월 10일 드디어 입금이 되었다. 결제 후 3달이 조금 안되었고, 뉴질랜드의 직원과 통화를 한 지 한 달이 안된 시간이다.
생각보다 빨리 환불이 된 이유는 뭘까?
불만 사이트에 불만을 남겼는데도 불안하면 회사 Facebook에도 남기라고 해서 Facebook에서 Travelgenio를 검색하니 회사의 Facebook 페이지는 안 나오고 'Travelgenio victims'는 검색이 된다. 거기에서는 은행을 통해 차지백서비스 신청을 했는데, 은행에서 신경을 안 써주니 Travelgenio와 연락할 길도 없고 막막하다는 내용도 있어 내가 '뉴질랜드 +64 99 853 516 로 한국시간 12시~14시 사이에 전화하면 통화하기 쉽다'고 답글을 남겼는데 도움이 되었나 모르겠다.
Travelgenio 홈페이지에 상담원이 상담 가능한 상태가 되면 채팅창이 뜨니까 계속 켜놓고 보고 있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런 것은 커녕, FAQ만 있고 1:1로 질문할 수 있는 곳도 없더라.
이 일이 생각보다 빨리 해결된 것은 은행에서 애를 써줬기 때문일까, 아니면 뉴질랜드로 전화를 했고 통화가 됐기 때문일까. 다른 블로그들을 보니 카드사를 통해 환불 서비스를 신청했고, 취소하지 않고 있었더니 환불이 되었다는 내용도 있더라. 이들은 이미 그 전에 다른 경로들로 여행사와 연락이 되었는데 일이 더뎌서, 심지어는 환불처리가 됐다더니 카드사에 연락해보니 전혀 그런 사실이 없어서 카드사를 통해 환불 서비스를 신청한 거고, 그 동안 Travelgeio에서 하는 일을 보니 믿을 수가 없어서 신청한 서비스를 취소하지 않았던 거다. 나는 직접 연락은 전화로 된 게 처음이니 분쟁을 취소하라고 해서 취소했는데, 다른 블로그들을 보고 추론을 해보니 은행을 통해 분쟁을 걸었기 때문에 그래도 여행사에서 빨리 해결해준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을 통해서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직원과 통화가 되었다고 해도 금방 안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시간이 좀 지나 환불 작업이 어느 정도 됐으니까 여유가 있어서 환불이 빨리 된 것일까? 좀 전화가 덜 올 것 같은 뉴질랜드로 전화를 걸어서 빨리 된 것일까? 그냥 메일이 아니라 전화를 걸어서 그랬던 것 아닐까? 이제까지 후기를 보면 전화를 걸었을 때 통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해결이 안됐다고 한 것은 못 본 것 같다. 하여간 생각보다 빨리 해결이 되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혹시나 필요하신 분은 연습하세용~
참고로, 그 동안 스페인이나 뉴질랜드등 영어로 전화를 받아줄 때 들려왔던 음성을 올려놓는다. 개떡 같은 영어 듣기 실력으로 중간중간 알아들은 단어를 끼워맞춰서 추론하는 수준으로(중학교 때랑 똑같은 것 같은데...???) 한글로 적어놓은 것은 참고로 봐주세요.
이 이후에 상담원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뉴질랜드는 상담원과 통화가 됐기 때문이겠지만, 전화 끝에 서비스 평가 같은 걸 해달라는 것 같다. 못알아들어서 끝까지 듣고도 그냥 냅뒀다. 때로는 뭘 확인해본다면서 기다리라고 하더니 그냥 그대로 전화가 끊어질 때도 있다.